
우연히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부끄럽지 않은 우울증 극복기란 책을 발견하고는 차마 읽어 내리지 못하는
나 자신을 마주합니다. 그래서 용기내서 한장 한장 펼쳐봅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띠는 책입니다. 저자의 처절한 우울증 경험담을 드려낸 자전적 에세이이자,
확실한 우울증 극복법을 제시하는 방법서입니다.. 목적은 단 하나. 치열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우울증을 겪게 된 수많은 영혼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이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내용중 하나가.. "정신차리라고" "정신력으로 이겨내" 와 같은 말
이게 도대체 무슨말인가 싶습니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라는 무책임한 말이 또 있을까
포도 주스 뚜껑이 안 열리자 더 세게 열어보라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일까? 정신이 아프니 정신이 안 아프라고
말하는 것이 정신력으로 이겨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나는 모르겠다. 엄마는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지
말라는 인터넷 글은 정신과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한 상술이라고 했다. 그러면 한의원에서도 우울증을 다루니
한의원에서 우울증에 좋은 한약을 처방해가라는 인터넷 글은 왜상술이 아닌 걸까?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의원에 가다_32~33쪽)
우울증 환자 100만 명의 시대다. 2022년, 대한민국 인구의 2%에 해당하는 100만 여명의 사람이 우울증 진료를 받았다.
개중 여성우울증 환자는 남성 우울증 환자의 2배에 달한다. 여성 우울증 비중은 20대가 가장 많고, 30대가 그 다음이다.
젊은 여성들이 왜 이런 통증을 겪어야 하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답을 알고 있다. 도무지 뭐 하나 쉽지않은 사회이다
초경쟁 사회 속 우는 늘 타인을 뛰어넘을 것을 강요받는다. 자아실현은 사치로 여겨지기 일쑤이고 일찌감치 사회가 만들어 놓은 "보통의 삶"의 기준을 따라가기도 숨차게 바쁘다. 초연결 사회에서 비교 대상과 허들이 계속 늘어나니 너도 나도 마음이 아파지기 쉽다. 이런걸 학교에서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인가
(부끄럽지 않은 우울증 극복기)는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은 저자가 자구책을 통해 우울증을 탈피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적 편견을 답습하는 부모님 밑에 태어난 그녀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성적을 빌미로 가정폭력을 당했다.
그러나 23살부터 심각한 우울증세로 고생했다. 폭식증에 걸려 눈 감기 전까지 음식을 먹고, 놀랄 만큼 살이 찌고, 외모 강박에 시달리고, 불건강한 연애에 자주 휘말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끝내 노력을 통해 우울증을 벗어났다. 삶을 바꾸는 작은 실천과 선택의 반복을 통해서 말이다.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에겐 미래를 선택할 용기가가 있다"라고. 이 말을 읽으면서도 주춤하게 되지만 맞다. 오늘 우울하다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우울하리란 법은 없으니.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며, 나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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